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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농형 태양광은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다

  • 2일 전
  • 3분 분량

영농형 태양광은 농업 정책의 보완재가 아니라,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핵심 축이다.



김용만  편집인
김용만  편집인

2026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농사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본다.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는 벼 여무는 소리와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소리”라는 옛말이 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농업은 ‘생산 부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농촌은 빠르게 비어가고 기후위기는 생산 기반을 흔들고 있다. 전 세계 공급망 불안은 식량을 ‘안보재’로 만든다.


탄소중립이라는 전환 과제가 겹치면서, 농업은 식량·공간·에너지를 동시에 생산하는 국가 인프라로 재구성되고 있다. 농지는 작물을 키우는 공간만이 아니라 국가의 생존을 떠받치는 다층 플랫폼이 되고 있다.


스마트팜은 한때 농업 혁신의 대명사였다. 자동화, 데이터 기반 생산, 노동력 절감이라는 면에서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스마트팜은 한계가 명확했다. 높은 비용은 근본적인 문제였다. 초기 투자비가 너무 높고, 운영 또한 에너지와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농업이 자칫 자본과 기술을 가진 곳을 위한 산업으로 변질될 수 있게 한다.


에너지 문제는 특히 크다. 온실형 스마트팜은 냉난방과 조명, 양액 공급 등에서 상당한 전력을 소비한다.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 생산비 전체가 흔들린다. 탄소중립 시대에 오히려 에너지 소비를 확대한다. 또한 스마트팜은 지역과 접점이 약하다. 동일한 기술과 설비로 어디서든 생산이 가능하다. 지역 고유의 농업 생태와 공동체 기반과 별개다. 스마트팜은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수용성에서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영농형 태양광은 이를 보완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 위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되 농업 생산을 병행하는 것으로, 작물과 에너지를 함께 생산한다. 단순 발전이 아니라 ‘소득 구조의 혁신’이다. 농사는 기후와 시장 가격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크지만 태양광 발전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한다. 두 가지가 결합되면 농민은 불확실성을 줄이고 장기적인 소득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의 접근 방식도 달라진다. 기존의 대규모 태양광 사업은 외부 자본 중심으로 추진되며 지역 갈등을 유발해 왔다. 반면 영농형 태양광은 농민이 주체가 될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이 ‘개발’이 아니라 ‘소득’으로 인식될 때, 정책은 저항이 아니라 참여를 이끌어 낸다. 산업 모델을 넘어 에너지 전환의 정치·사회적 해법이 되기도 한다.


물론 영농형 태양광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태양광 패널로 인한 차광이 작물 생육에 미치는 영향은 작물 종류, 지역 기후, 설치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작물별 최적 차광률, 패널 높이, 간격, 배치 방식 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표준화가 필요하다.


영농형 태양광은 일반 태양광보다 설치비가 많이 든다. 농기계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물 설계, 안전 기준 강화, 유지 관리 비용 등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농민 개인이 감당하기 어렵다. 공공 금융 지원, 장기 저리 대출, 투자비 일부 보조, 수익 공유 모델 등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농지 이용 규제, 인허가 절차, 전력 계통 접속 문제는 여전히 복잡하다. 전력망의 수용 능력은 핵심 변수다. 사업 인허가를 넘어, 전력 시스템 전반의 구조 개편이 필요한 영역이다.


일본은 ‘영농형 태양광(소라쉐어링)’을 제도화하면서 농업 생산 유지 조건을 명확히 설정했다. 이를 통해 농지 훼손을 줄이고 제도적 신뢰를 확보했다. 독일은 실증 중심 접근을 통해 작물별 데이터를 축적하고 기술 표준을 만들어 가고 있다. 프랑스 역시 국가 차원의 지원 아래 대규모 실증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농업과 에너지의 결합을 산업 전략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서두르지 않고 충분한 실증, 명확한 기준, 안정적인 제도를 통해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지역과 작물별로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표준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협동조합이나 마을 단위 소유를 통해 수익이 지역에 환원되도록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예측 가능한 수익이 보장되어야 농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해진다. 아울러 분산형 에너지를 수용할 수 있는 계통 투자와 운영 방식 개선이 되어야 한다.


이는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햇빛소득마을’ 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햇빛소득마을은 태양광 발전을 통해 주민 소득을 창출하고 이를 공동체에 환원하는 모델이다. 하지만 단순한 설비 확대로 흐른다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 점에서 영농형 태양광은 가장 현실적인 실행 모델이다. 농지를 기반으로 하므로 입지 갈등이 상대적으로 적고, 농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목표 설정과 속도 경쟁은 장기적으로 ‘수익 절벽’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경계해야 한다. 전력 가격, REC 제도, 금융비용 등은 변동성이 크다. 햇빛소득마을은 양적 확대보다 질적 안정성을 중심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설비 보급 정책’이 아니라 ‘소득 설계 정책’이어야 한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업 정책의 보완재가 아니라,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핵심 축이다. 탄소중립은 발전소 몇 개 늘린다고 달성되지 않는다. 생산과 소비, 도시와 농촌, 산업과 지역이 함께 변화해야 가능한 구조적 전환이다. 농지는 그 변화가 가장 넓고 깊게 일어날 수 있는 곳이다.


농지를 지키면서 소득을 만들고, 지역을 살리며, 탄소를 줄이는 길은 국가의 안녕과 연결된다. 농업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다. 영농형 태양광은 그 미래를 구체적인 현실로 만드는 경로다. 그 선택은 대한민국 농업과 에너지 전환의 성패를 가르게 된다.


2025년 10월 22일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이 청주 오창읍에 설치된 '영농형 태양광 실증 단지'를 방문했다. 사진_정책브리핑
2025년 10월 22일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이 청주 오창읍에 설치된 '영농형 태양광 실증 단지'를 방문했다. 사진_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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