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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성 | 기후솔루션 언론팀장ㅣ심각하지만 심각하지 않고, 흥미롭게

 

황희정 기자 2024-10-11

권오성은 한겨레신문에서 2007년부터 10년 간 기자로 활동했다. 이후 같은 곳에서 데이터 저널리스트, 미디어전략팀장 등으로 데이터 분석과 콘텐츠, 경영을 접목하는 데 힘썼다. 2021년 LG 인공지능 연구원으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짰다. 2022년 9월부턴 '기후솔루션'의 언론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한국 인권언론상(2012년), 온라인 저널리즘 어워드 우수 기획기사상(2015년), 이달의 기자상(2015년 12월, 2009년 8월)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미래와 과학』(공저, 2018)이 있다.

 

기후변화는 과학적으로 합의된 인류의 실존적 위협


기후 문제에 대한 관심은 어린 시절부터다. TV를 보면서 지구온난화, 오존층 감소 등의 환경 위협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했고 고민에 빠졌던 기억이 있다.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해 과학 분야 공부를 했는데, 살면서 그런 고민을 잊고 있었다. 수십 년 동안 과학 담당 기자로 기사를 쓰면서, 기후 관련 논문과 뉴스를 접하면서 다시 그 고민이 떠올랐다. 기후변화는 ‘과학적으로 합의된, 다가오는 인류의 실존적 위협’인데 사회가 너무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의아했다. LG AI연구원에서 기업의 성장을 넘어 사회적 의미가 있는 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기후'라는 주제가 떠올랐고, '기후솔루션'에 합류하게 됐다.


미디어를 통해 기후솔루션을 제시하고 빠른 전환에 동참하도록


'기후솔루션'은 파리기후협약의 목표인 '산업화 이전 대비, 세계 평균기온 상승 1.5도 이하 제한'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효과적이고 실증적인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펼치는 비영리단체다. 현재 철강 등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의 탄소 감축, 석탄과 가스 등 화석연료 기반의 발전과 작별하고 태양광과 풍력의 차세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등을 위한 보고서 작성, 세미나, 소송, 시민행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세계로 나아가는 단체로 성장하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온실가스는 한국에서 배출한 1톤이나 외국에서 배출한 1톤이나 지구 기온에 같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외국의 탄소 감축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해외 단체와 다양한 협업도 하고 있다. '기후솔루션'의 목표를 가져가면서 미디어와 연계한 활동을 펼치는 것이 맡고 있는 일이다. '기후솔루션'의 활동 주제를 미디어를 통해 사회와 정부, 기업 등에 알리고 경각심을 일으켜 빠른 전환에 동참하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보도자료가 아닌, 함께 모여서 원인을 찾다


어떤 언론인에게 ‘기후’라는 주제는 생소하다. 예를 들어 철강 분야를 담당하는 기자라면, 각 철강사의 분기 실적에 대한 기사는 익숙하지만 철강사가 기후에 어떤 책임을 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관점은 생소하기 마련이다. 한때 기후솔루션에서 기후 관점으로 바라보는 철강에 대한 이야기를 보도자료로 열심히 알렸다. 그러나 그 목소리가 언론을 통해 사회로까지 닿지 않는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 고민 끝에 왜 이러한 문제를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지, 그 배경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어 보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여러 언론인을 초대해 기후솔루션의 연구원과 공부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 기반 ‘그린 철강’에 대한 세미나였는데 열띤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전에는 도달하지도 못하는 목소리를 보면서, 아직 기후는 이른 주제인가라는 좌절감이 들기도 했지만 이런 자리를 통해 희망을 느꼈다.


심각하지만 심각하지 않게, 이야기를 나누며 해결해 가는 과정이 중요


기후가 '모두의 문제'라는 점을 보다 넓고, 창의적으로 알리고 싶다. 심각한 문제는 심각하게 대응해야 하지만 심각함만 강조하면 어떤 이는 귀를 막고 싶어 질 수 있다. 흥미롭게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기후를 주제로 참여를 북돋고,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고민을 털어 내는 '축제와 같은 자리'를 기획해 보려고 한다. 기후위기는 해결이 쉽지 않을뿐더러 그 해결 과정도 결과 못지 않게 중요하다. 누군가를 배제하고 차별하는 방식의 해결은 오히려 기후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 급박한 상황이라도 꼼수가 아닌, 정의로운 해법을 함께 고민하면 좋겠다.


기후문제에 악착같이 달려드는 언론사가 필요해


기자 생활을 할 때 가끔 기자가 ‘출입처’라는 틀 속에 있다고 느꼈던 적이 있다. 담당 출입처가 ‘법조’면 법원과 검찰에 대한 기사로, ‘복지’면 복지부에 대한 기사로 담당 영역이 생기고 가끔은 그 영역을 방어하느라 어느 영역에도 속하지 않는 큰 변화는 흘려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후문제는 눈 뜨고 놓치고 있는 큰 흐름 중 하나일지 모른다. 공기처럼 모두에게 해당하는 문제기 때문에 누군가 내 문제처럼 악착같이 붙잡고 다루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생각을 바꿔보면 기후문제는 모든 출입처와 연관된다. 약간의 물꼬를 틀어 주면 누군가가 다룰 ‘남의 일’에서 누구나 다뤄도 되는 ‘나의 일’이 된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언론사의 리더십이다. 모든 언론이 취재 인력을 늘리거나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은 익히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모두에게 관계되는 이 ‘글로벌 위기’에 대해 나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달려드는 언론사가 있다면 오히려 '위기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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