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훈의 도넛 | ② SDGs의 비전과 목표, 정부 부처의 업무 평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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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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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1 문태훈
<2025년 한국 지속가능발전 목표(SDGs) 이행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의 한국은 상대적 빈곤율이 14.9%로 정체되고, 1인당 연간 유해폐기물 발생량이 증가하며, 육상 생물의 멸종 위험 악화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이 매우 저조하고 40세 미만 국회의원 비중이 4.7%로 OECD 국가 최하위이다. SDGs 지표들과 정부 부처의 정책 성과 지표를 연계할 필요가 있다.

문태훈 교수는 연세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뉴욕주립대학교 올버니 캠퍼스에서 1992년 행정 및 정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시정연구원에서 1994년 1년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했고, 1995년 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로 부임해 2023년까지 재직했다. 정년 퇴직 후 중앙대학교 명예교수로 대통령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 UN SDSN 한국위원회 공동대표, 생태전환지원재단 이사, 환경정의 공동대표, 산과자연의 친구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지역개발학회장(2016), 한국환경정책학회장(2020), 한국시스템다이내믹스 학회장(2003), 서울시 지속가능발전위원회 공동위원장(2015), 환경부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2018)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한국의 지방자치』(2022, 공저), 『시스템 사고로 본 지속가능한 도시』(2007), 『환경정책론』(1997)이 있으며, 「도시별 지속가능성 비교연구」, 「지방정부의 환경행정 역량 평가모델」, 「기후정책과 부문별 영향 분석」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정량적 분석과 시스템 사고를 바탕으로 한 환경정책 이론은 지역 정책 수립과 학술적 토대에 모두 기여하고 있다.
[편집자 주] 우리 앞에 기후위기, 좋은 일자리 감소,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 사회정치적 갈등 심화, 초저출산 등 많은 문제들이 놓여 있다. 필자인 문태훈 교수는 이 문제들이 시장경제 시스템의 무한경쟁에 원인이 있으며, 이런 시장근본주의를 그대로 둔 채, 지속가능한 발전으로의 전환은 어렵다고 말한다.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을 잘 설명해 주는 도넛 경제학에서는, 사회적 기초와 생태적 한계 간 균형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새 정부가 출범했다. 다양한 정책이 시도될 모양이다. 이 칼럼은 정책학의 관점에서 새 정부의 정책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학문 성과, 사회 핫이슈, 생활 변화 등 자유롭게 글감으로 골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지난 기사
UN이 1987년 보고서 <우리 공동의 미래>부터 지금까지 지속해서 국제사회에 제시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은 “미래 세대의 복지 수준을 저해하지 않는 발전”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개개인의 역량을 향상시켜 자유를 확장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미래 세대의 복지 수준을 저해하지 않는 발전
유엔이 국제사회의 합의를 거쳐 2015년에 새롭게 제시한 지속가능발전의 목표(UN SDGs)는 크게 다섯 가지, 5P로 나눌 수 있는데 사람(People), 지구(Planet), 번영(Prosperity), 평화(Peace)와 제도, 협력과 파트너십(Partnership)의 발전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빈곤의 퇴치, 기아의 종식, 건강과 웰빙의 증진, 양질의 교육, 성평등의 달성을 통하여 사람들의 역량을 발전시키고(People), 모두를 위한 청정 에너지의 보장, 경제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사회기반시설, 산업화 및 혁신, 불평등 감소, 지속가능한 도시와 주거지를 조성해 경제적 번영(Prosperity)을 달성하고, 지구상의 깨끗한 물과 위생을 보존하고,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기후변화 대응, 육상생태계, 해양생태계를 보존해 지구를 보존하고(Planet), 평화(Peace)와 정의(Justice), 협력(Partnership)을 위한 제도적 기반 위에 모두가 함께 가는 발전을 하자는 것이다. 이 새로운 지속가능발전목표는 17개의 주요 목표와 169개의 세부 목표, 그리고 232개의 세부 지표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UN이 제시한 지속가능발전 모델을 수용하여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K-SDGs)를 2018년에 수립했다. K-SDGs는 17개 주요 목표와 119개의 세부목표, 목표 달성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236개의 세부 지표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 측정 결과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으로의 전환에 대한 관심은 국내외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올해 여름의 폭염, 200~300년 빈도의 집중 호우, 막대한 수해와 수재민의 발생 등에서 실감하고 있듯이 기후위기의 문제가 빠른 속도로 현실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가간, 국가내 빈부격차의 심화,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 좋은 일자리의 부족, 사회적 정치적 갈등의 심화, 생산성 증가율의 지속적인 하락, 선진 산업국가들의 인구구조 고령화, 자유무역의 퇴조, 심화되는 국제 분쟁들에 직면하고 있다.
자유무역 퇴조, 기후위기 현실화, 미중간 패권경쟁, AI 확산 …
지속가능한 발전모델로의 전환 필요성 더 커지다
이제 자유무역에 기반한 고도 성장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 자유무역의 퇴조와 기후위기의 현실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방어적 비용 지출의 증가, 미중간 패권경쟁의 격화, AI 확산을 둘러싼 정치 경제 사회적 격변 등에 따라 세계는 더 많은 분쟁과 갈등과 혼란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에서 시작한 1차산업혁명, 미국이 뒤를 이은 2차산업혁명, 정보통신기술의 혁신이 가져온 3차산업혁명, 그리고 사람의 지능을 능가하는 AI 혁명에 따라 지속가능한 발전모델로의 전환 논의와 필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 상대적 빈곤율 14.9%에서 정체
17개의 지속가능발전 목표와 119개 세부목표, 236개의 지표는 현재 정부 부처들이 추진하고 있는 업무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관심과 지속가능발전 목표의 달성률은 높지 않다. <2025년 한국 SDGs 이행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도 한국의 SDG 이행 현황 주요 결과는 사람 부문에서 목표1 상대적 빈곤율은 14.9%에서 정체되어 있고, 은퇴 연령 인구(66세 이상)의 상대적 빈곤율(39.8%)은 22년 기준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3년 영양 섭취 부족자 비율은 17.9%로 2011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고, 최근에는 청소년층(12~18세)에서 영양 섭취 부족자 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저조, OECD 21위
목표12 1인당 연간 유해폐기물 발생량은 증가하고 있고, 지구 부문에서 목표15 육상 생태계에서 멸종 위험을 나타내는 적색목록 지수는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OECD 38개국 중 35위이다.
경제적 번영 부문에서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은 OECD 국가 38개국 중 21위로 매우 저조하고, 제조업 부가가치 비율은 2011년 이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평화와 협력 부분에서 40세 미만 국회의원 비중이 4.7%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OECD 국가 중 최하위이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20%로 OECD 38개국 중 최하위 4번째로 낮다.
SDGs 세부 지표들과 정부 부처의 성과 지표 연계 필요
여기서 SDGs 지표들이 다 소개된 것은 아니지만 지속가능발전 목표, 지표, 세부지표 값들은 사실상 정부 각 부처의 업무와 밀접히 관련된다.
이들 지속가능발전 세부 지표들이 부처의 성과평가 지표와 연계된다면 정부의 각종 정책들은 자연스럽게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연계될 것이다. 지표값들은 도넛의 안과 밖의 경계와도 연결될 수 있다. 지표의 최대/최소 한계값은 도넛의 바깥쪽 한계와 안쪽 한계값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더 큰 차원에서 법과 제도적인 개선도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2025년 한국 지속가능발전 목표(SDGs) 이행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선진국이 아니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