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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답하다 | 이원재 | 직장인 | 산은 돈이 아니라 생명이다

2025-06-10 김복연 기자

산을 사랑하는 평범한 직장인 이원재 씨를 만나, 최근 기후위기와 환경 정책, 그리고 일상에서 느끼는 변화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그의 이야기는 전문 연구자나 정책 결정자가 아닌, 자연을 가까이서 느끼며 살아가는 시민의 생생한 시각을 담고 있다.

주말 마다 산행을 즐기는 50대 직장인 이원재씨. 사진 Planet03
주말 마다 산행을 즐기는 50대 직장인 이원재씨. 사진 Planet03

산이 주는 힘, 그리고 산불의 기억


한라산, 설악산, 지리산 등 국내 대표 산을 여러 차례 오르며 자연과 가까이 살아온 직장인이다. 주말마다 심야 버스를 타고 친구들과 새벽 산행에 나서며, 산에서 얻는 휴식과 에너지는 삶에 큰 의미를 준다. 산을 둘러싼 환경 이슈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 경상도 일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지리산이 통제되었던 경험이 있다. 산불 피해 주민 만큼은 아니더라도 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마음 편히 산행을 즐길 수 없는 현실을 슬프게 느꼈다. 산불의 원인에 대해서는 주로 사람의 부주의로 발생한다고 알고 있었고,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봄철이면 어쩔 수 없이 반복되는 현상으로 받아들여왔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일반 시민 입장에서는 봄이면 산불이 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담론이 일상적 인식과는 아직 거리가 있다.


케이블카 논란, 환경 없는 환경부 비판

사진 Planet03
사진 Planet03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논란에 대해서는 환경부가 오히려 케이블카 설치를 승인한 점에 문제의식을 느꼈다. 환경부라면 오히려 반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케이블카 설치로 인해 나무가 많이 베어지고, 방문객이 늘어나면 산의 환경이 더욱 파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설악산은 바람이 많이 불어 케이블카가 자주 운행되지도 못할 가능성이 높고, 효용성 없는 개발이라는 점에서 경제 논리만을 앞세운 정책 결정에 비판적 입장을 보인다. 자연은 경제 논리로만 볼 것이 아니라 보존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제주도의 난개발과 해양오염 문제


제주도 역시 매년 한라산을 오르기 위해 방문하지만, 갈 때마다 길이 넓어지고 건물이 높아져 실망스럽다는 소회를 밝혔다. 지나친 관광화와 개발이 문제라고 보고, 적어도 지켜져야 할 구역은 개발을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주도민들은 교통 체증 등으로 도로 확장을 원하기도 하므로, 지역 주민의 입장과 보호구역을 지키는 일이 상충되지 않도록 민주적으로 조율되어야 한다고 본다. 결국 소비 중심의 관광이 문제이며, 자연을 보존하고 체험하는 방식의 여행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산에서 시작한 문제의식은 바다로까지 확장되어, 제2공항 건설 등 대형 개발에 따른 오염과 어민들이 버리는 그물, 부유물 등 바다 쓰레기 문제까지 해양 환경이 파괴되는 것도 우려된다. 산에 비해 바다는 지나치게 개발 위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좀 더 보호 구역을 늘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강과 하천, 도시의 자연성에 대한 새 인식


플래닛03의 기획기사를 통해 한강과 하천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얻었다. 한강에 습지가 있었는지 상상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콘크리트 제방에 익숙했으나, 개발 중심의 도시 정책이 자연의 원래 모습을 지워버렸음을 인식하게 됐다. 강에 습지가 있으면 홍수 때 물이 스며들어 지하수를 만든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고, 매년 홍수로 강 주변 도로가 마비되는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됐다. 유럽의 하천 복원 사례와 댐 철거 등도 인상 깊었고, 강을 흐르게 두는 것이 자연 보호의 길이라는 점에 공감하게 됐다. 산 만큼이나 강도 보호의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느끼게 됐다.

기후위기, 시민의 일상에 닿으려면


기후위기와 관련해 실제로 시급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별로 없다. 시민 대부분이 기후위기를 뭔가 극적인 사건으로 이해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본다면 아직 현실과 연결되는 지점이 부족하다고 본다. 더울 때 에어컨을 찾는 정도로만 체감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DMZ 평화생명동산 정성헌 이사장의 기사에서 배춧값 폭등과 공동체 붕괴 사례를 접한 경험을 통해, 기후변화가 실생활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가 기후 문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 주는 사례 기사가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

등산 브랜드 K2에서 무상 제공한 쓰레기 수거용 클린백. 사진 이원재
등산 브랜드 K2에서 무상 제공한 쓰레기 수거용 클린백. 사진 이원재

생활 속 실천과 시민 의식의 중요성


결국 생활 속 실천이 중요한 것 같다. 공회전하는 차를 싫어해 더워도 시동을 끄는 게 습관이 되었다. 이런 작은 습관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산행 시에는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 봉투를 들고 다니며 산을 깨끗하게 유지하려 노력한다. 기후 문제처럼 큰 틀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해하려면 개인의 의식 수준이 향상되고,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는 감수성이 높아져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개인의 실천이 의미 있으려면 기업이나 정부의 움직임도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치우는 공감대가 이미 형성되어 있듯, 정부도 그에 걸맞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악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이며, 케이블카의 효용성도 낮기 때문에 설치를 반대한다는 입장인데, 이번 21대 대통령은 이 문제를 재고해 주길 바란다. 더불어 제주도의 난개발과 해양 쓰레기 문제, 바다 보호 구역 확대 등도 함께 고민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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