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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의 산주변론(山主辯論) | ⑤ 벌목은 죄악? 숲을 살리는 산주의 눈물!

최종 수정일: 5일 전

2025-09-26 박정희

산주가 ‘숲을 망치는 악당’일까? 벌목, 간벌, 벌채, 솎아베기는 나무 자원을 지속가능하게 관리하는 핵심 기술들이다. 원목은 집성목과 합성목 같은 첨단 가공 기술로 대체되고 있고 셀룰로오스, 리그닌 등 목재 성분은 친환경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숲은 탄소 저장고로서 기후변화 대응의 모범 모델이다. 산주는 이런 숲을 건강하게 가꾸며 산림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산림 전문가’이다.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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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한국산림경영인협회 회장

4대째 내려오는 전통 임업인이자 산림경영인으로 산림 분야의 학문적 지식과 폭넓은 실무 경험을 겸비한 농업, 임업전문가다. 강원대학교에서 환경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환경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면서 농림 및 환경 분야의 이론적 기반을 다졌다. 21대, 22대 한국산림경영인협회중앙회 회장, 대통령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 지속가능발전 국가위원회 위원, 산림정책협의회 위원(2025), 한국임업진흥원 비상임이사, 한국임업인총연합회 회장, 한국산림단체연합회 공동의장, 수목장문화연대 이사장, 한국산림정책연구회 부회장, 한국 산림경영정보학회 부회장, 한국임우연합 이사 등 농림정책에 힘써 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환경부장관 표창(2002), 국무총리 표창(2004), 철탑산업훈장(2011), 임업인상(2015), 대한민국 산림환경대상(2017)을 수상했다.


벌목, 간벌, 벌채, 솎아베기 같은 단어들은 산주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비수와 같다. 사회는 마치 산주들이 산을 ‘벌거숭이’로 만드는 악당인 양 손가락질하며, 나무 한 그루 베는 행위가 자연 파괴의 죄악인 듯 오해한다. 산을 건강하게 가꾸려는 산주들의 진심 어린 노력이 이런 오해와 비난 속에 묻혀버리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숲을 망치는 악당’이라는 무거운 멍에는 산주들이 짊어진 고통이다.

     

우리가 하는 벌목과 간벌은 산림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나무 자원을 지속가능하게 관리하는 핵심 중의 핵심 기술입니다. 이 기본 사실조차 왜곡되는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숲의 대변신, 지속가능한 목재 산업의 혁명

     

과거에는 단순히 원목을 베어내는 데 집중하던 목재 산업이 오늘날에는 지속가능성과 첨단 가공기술 도입을 통해 완전히 달라졌다. 핀란드는 과거 90년 주기 벌목을 30~40년으로 단축하여 산림 내 나무들을 균형 있게 자주 수확한다. 그 결과 산림 생산성과 건강이 증진되어 매년 벌목량보다 산림 증가량이 30% 이상 높으며 다수의 탄소배출권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처럼 벌목 주기를 단축하는 지속가능한 산림 경영은 산림 생태계의 건강을 유지하며 목재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핵심 전략으로 작용한다. 더불어 산림 소유주와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산림 경영 계획과 데이터 기반의 체계적 관리가 뒷받침되어 산림의 다기능성과 탄소 흡수 능력도 강화되고 있다. 2035년까지의 국가산림전략에서는 숲에서 성장하는 웰빙을 목표로 산림 생태계 복원과 산림 산업 혁신, 탄소중립 달성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목재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국내외에서 원목 가공 기술은 집성목과 합성목 같은 첨단 가공 기술로 대체되고 있다. 집성목은 원목 크기 및 품질 제한을 극복하여 크고 안정된 목재 패널을 생산하며, 합성목재는 톱밥과 잔가지 같은 부산물까지 바이오 산업의 귀중한 자원으로 재탄생시키는 친환경·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집성목과 합성목재의 도입은 목재 산업의 경제적 가치를 크게 높임과 동시에 산림을 지속가능하게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국내 목재 이용량 중 상당 부분이 가공 목재이며, 연간 매출이 10조 원을 넘어가는 가공산업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합성목재는 글로벌 시장에서 연평균 5.1% 성장률을 기록하며 주택용 등 다양한 용도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이처럼 벌목 주기 단축과 지속가능한 산림 관리, 그리고 첨단 가공 목재 기술의 융합은 목재 산업에 새로운 혁명을 가져오는 동시에 산림 생태계 보존과 탄소 흡수 능력 강화에도 크게 공헌하고 있다.


과거의 단순 벌목에서 벗어나 핀란드 등 선진국들의 사례와 같이 산림 건강과 생산성을 모두 증진시키는 지속가능한 산림 경영, 그리고 집성목과 합성목 가공 기술 도입에 따른 산업 혁신은 목재 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동력이다. 톱밥과 잔가지 같은 부산물까지 바이오 산업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자원순환 체계도 이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산림 자원의 가치 극대화와 환경적 지속가능성 보장에 기여하고 있다.


작은 나무의 위대한 변신, 자원의 무한한 가능성


예전에는 오직 대형 원목만이 가치를 인정받았다. 집성목, 합성목 기술 덕분에 이제는 작은 목재들도 강도와 내구성이 뛰어난 첨단 소재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이는 자원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친환경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혁명적인 변화이다. 실제로 집성목은 대형 원목보다 10~20% 우수한 구조 안전성을 자랑하며, 이미 산업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또한 셀룰로오스, 리그닌, 헤미셀룰로오스 같은 목재 성분은 바이오에너지, 바이오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와 원천기술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목재 성분 기반 친환경 소재는 내외장재, 유아용품, 생분해 플라스틱, 의공학 소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대되며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고 지속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집성목은 원목보다 10~20% 우수한 구조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사진_위키미디어
집성목은 원목보다 10~20% 우수한 구조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사진_위키미디어

한국은 노령림 비율이 60% 이상으로 높아 벌기령 단축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목재를 기반으로 한 첨단 친환경 신소재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우드 볼트(Wood Vault)' 기술을 활용한 안정적인 목재 바이오매스 저장과 탄소 격리 사업이 진척 중이다. 우드 볼트는 지속 가능한 목재 바이오매스를 특수 설계된 저장 시설에 매장해 탄소 배출을 차단하는 기술로, 미국과 여러 국가에서 탄소 감축 및 산림관리 전략의 일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목재 가공과 환경 친화적 소재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경량목조주택 건축기술, 나노기술을 활용한 목재 기반 소재 개발 및 폐목재 재활용 분야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임업진흥원 등 관련 연구 기관이 주도하는 환경친화적 나노기술 목재 가공, 고내구성 목재 가공 연구 등이 대표적이다.


기후위기 시대, 숲은 마지막 희망


기후위기 대응 역시 목재가 중요한 탄소 저장고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국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목재 1톤은 약 1.8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한다. 국내 산림청 또한 탄소 매립 공법을 적극적으로 연구하며 국가 탄소중립 전략의 핵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재생 에너지 확대와 연계한 탄소 매립은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저감에 상당히 기여하며,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산림은 이제 단순한 자원 공급처를 넘어 기후변화 대응의 글로벌 모범 모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한국 산림 산업 역시 첨단 목재 가공 기술과 바이오 소재 기술, 그리고 탄소 저장 및 매립 기술의 융합을 통해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산주의 새로운 역할, 숲과 미래를 지키는 전문가


산주는 단순히 나무를 베는 사람이 아니다. 기후위기 시대, 산림 탄소 저장과 자원 관리 전문가로서 새로운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산주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건강한 숲과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결정적인 첫걸음임을 국민 모두가 명확히 인식해야 할 때이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핀란드는 벌기령 단축을 통해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국가

연간 벌채량

(백만m³)

벌기령

(벌목 주기, 년)

벌기령 변화

(최근 10년)

벌목 단축 후 효과 및 변화

대한민국

50.1

40

현행 유지

2014년 벌기령 완화, 벌채량 26.5% 증가 예상, 산림 탄소 흡수량 증가, 노령림 비율 60% 이상

핀란드

45

30

과거 40년

→ 30년 단축

연간 목재 생산 18% 증가, 병해충 피해 15% 감소, 산사태 피해 지역 연 5% 감소

일본

55

50

약간 연장

산림 생태계 보존 중시, 벌채량 비교적 높음

스웨덴

60

60

현행 유지 또는 연장 추세

산림 보전 정책 유지 경제적 요구 반영

출처_ 산림청 목재 수급 통계 및 산림 산업 보고서(2022~2025년), 핀란드 기후스마트 임업 정책 및 관련 연구 보고서(2022~2025년), 일본 산림 기본계획 및 산림 생태계 보존 연구(2021~2023년), 스웨덴 산림 자원 관리 및 경제성 연구 보고서(2020~2025년)


핀란드는 벌기령을 40년에서 30년으로 줄인 후 연간 목재 생산량이 약 18% 증가하고, 병해충 피해가 15% 줄었으며, 산사태 피해 지역도 연 5%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산림의 건강성 유지를 통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인 모범적인 사례이다.


한국은 아직 기존 노령림 비율이 60% 이상으로 높아 산림 갱신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벌기령 단축 정책을 추진 중이며, 이에 맞춰 목재를 기반으로 한 플라스틱 등 첨단 친환경 신소재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목재 생산량을 늘리거나 산림을 경제자원으로만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산림의 건강성을 유지하며 지역 경제와 국민 복지 증진, 그리고 기후위기 대응을 동시에 달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따라서 산주들을 ‘벌거숭이 산을 만드는 사람들’로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산주는 숲을 건강하게 가꾸며 산림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기후변화 시대에 맞는 지속가능한 산림 경영을 실천하는 진정한 ‘자연의 수호자’이자 ‘산림 전문가’이다.


산주의 자긍심과 노력이 우리 모두의 건강한 숲과 미래 세대를 위한 희망이 되며, 더 나아가 한국을 글로벌 산림 모범국가로 이끄는 원동력이라는 점을 모두가 인식할 때가 되었다.



참고 자료


1965년 제정 이후 49년 만에 완화, 참나무 벌기령 50년에서 25년, 낙엽송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

탄소 저장 강화, 신규 조림지 확보, 지속가능 산림 경영 전략 포함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목재 펄프를 활용한 친환경 고흡수성 소재 개발 및 상용화 추진

폐플라스틱과 목질섬유 등 부산물을 활용, 공공기관 납품 확대


*

[편집자 주] 새 정부가 출범했다. 기후위기 대응하기 위해서, 산림의 경영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미 조림된 숲은 관리되어야만 숲의 생태적 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온다. 우리 숲을 경영하는 주체인 산림경영인들의 목소리가 산림 정책에 반영되기를 기대하면서, 산림 분야 개혁 과제들을 제안한다. 공익용 산지의 가치에 따른 사용료 지불, 산지보유세 면제, 청년 임업인 지원, 국내산 원목 이용 활성화, 국내 원목 무관세 지원, 식량위기 대비 축산 농가 지원, 울폐도 낮추기, 임목재해보험 적용 등 임업의 활성화를 위한 제안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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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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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kim
4일 전
별점 5점 중 5점을 주었습니다.

산주는 단순히 나무를 베는 사람이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 산림 탄소 저장과 자원 관리 전문가라는 인식변화가 필요합니다. 핀란드 사례도 꼼꼼히 들여다 볼 필요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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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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