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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현의 무방비 생태계 | ⑥ 생물다양성 보전과 시민 참여

2025-06-27 오충현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시민 참여 방법으로는 교육 및 인식 증진, 생물다양성 조사와 모니터링 참여, 친환경 소비 및 생활 습관 개선, 서식지 보전과 복원 활동 참여, 정책 제안, 재정 후원 및 자원봉사 등 다양하다. 특히

시민과학은 강력한 도구이자 시민 참여의 상징이다. 우리 법과 제도에 시민과학을 담고 개선해야 한다. 


오충현 교수는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환경생태학자로, 도시와 자연의 접점을 회복하는 생태복원 전문가이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에서 환경 보전 업무를 수행한 뒤 2004년부터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도시생태계 복원, 보호지역 관리, 생물다양성 보전, 생태계서비스 증진이며, 생태복원공학, 환경영향평가, 환경계획학 등 실천적 과목을 강의한다. 국립공원위원회, 생물권보전지역 한국위원회, 산림복지위원회 등 공공 위원회 활동도 활발히 해 왔다. 2021년 한국환경생태학회 제18대 회장, 2022년 한국사찰림연구소 제6대 소장을 역임했고, 저서로는 『환경생태학』, 『자연자원의 이해』, 『산림과학 개론』, 『숲과 삶』 등이 있다. 「새만금 농생명용지 생태계서비스 연구」 등 다수의 정책·계획형 논문을 통해 지속가능한 생태 기반 도시를 제시하고 있다.

연재 기사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시민 참여 필요성


생물다양성 보전은 지구의 지속가능한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사항이다. 지난 40년간 전 세계는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생물다양성 보전은 아직도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일부 전문가들의 영역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생물다양성 보전이  일반 시민들의 생활과 인식 속에 깊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생물다양성 보전에 대한 시민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시민 참여를 위해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이 필요하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생물다양성 감소를 막고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시민 참여 방법으로는 교육 및 인식 증진, 생물다양성 조사와 모니터링 참여, 친환경 소비 및 생활 습관 개선, 서식지 보전과 복원 활동 참여, 정책 제안, 재정 후원 및 자원봉사 등 다양하다.


교육 및 인식 증진 활동 참여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시민들의 교육 및 인식 증진 활동은 간략하게 CEPA 프로그램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CEPA는 소통(Communication), 교육(Education), 참여(Participation), 인식 증진(Awareness)의 약자이다.  이 원칙은 생물다양성 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을 비롯한 다양한 환경 협약에서 강조하는 핵심적인 이행 수단이다. 이는 단순히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을 넘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행동 변화를 유도하고 실질적인 보전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포괄적인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 CEPA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


  • 소통(Communication): 생물다양성 관련 정보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이해관계자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촉진하기 위해 소통이 필요하다. 이는 대중매체, 소셜 미디어, 캠페인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여 생물다양성 문제를 널리 알리고, 공론의 장을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 교육(Education): 생물다양성 보전의 필요성과 방법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이는 학교 교육 과정뿐만 아니라 성인 대상 교육, 평생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으며, 다양한 연령층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 참여(Participation): 시민, 지역사회, 기업, 비정부기구(NGO)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자원봉사, 시민 과학 활동, 정책 결정 과정 참여, 친환경 생활 실천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 인식 증진(Awareness): 생물다양성의 가치와 생태계 서비스의 중요성, 그리고 생물다양성 손실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지식 전달을 넘어 감성적인 접근을 통해 생물다양성에 대한 경각심과 책임감을 일깨우는 것을 포함한다.


CEPA 프로그램의 중요성은 첫째, 행동 변화 유도가 가능하다. 생물다양성 보전은 정부나 특정 단체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CEPA 프로그램은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교육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며, 참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개인과 사회 전체의 행동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두 번째, 정책의 이행 기반을 확보 할 수 있다. 생물다양성 보전 정책이 성공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대중의 지지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CEPA 프로그램은 이러한 지지와 협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 번째, 지속가능성 확보가 가능하다. CEPA 프로그램은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교육을 통해 미래 세대에게 생물다양성 보전 의식을 함양하고,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장기적인 보전 노력을 가능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주류화 (Mainstreaming)를 촉진한다. 생물다양성을 사회의 다양한 분야(경제, 개발, 문화 등)에 통합하고 주류화하는 데 CEPA 프로그램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생물다양성 보전이 특정 분야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활동에서 고려되어야 할 필수적인 요소임을 인식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CEPA 프로그램의 사례로는 생물다양성 교육 센터 운영, 일반 시민들이 생물종 관찰, 서식지 모니터링 등에 참여하여 데이터 수집을 돕는 활동을 지원하는 시민 과학 프로젝트, 유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생물다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활동, 특정 생물종 보호나 외래종 퇴치 활동 참여, 미디어 콘텐츠 등을 통해 생물다양성 문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대중의 공감을 얻는 미디어 활용, 시민단체와 전문가 등이 모여 생물다양성 보전 정책을 논의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활동 등 다양하다.


생물다양성 조사 및 모니터링 참여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과 관련하여 시민 참여가 활발한 영역 중의 하나가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활동이다. 이런 활동은 시민과학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최근 시민과학이라고 하는 용어가 종종 언론 등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시민과학은 인터넷의 발달로 시민들이 과학적 지식에 비교적 쉽게 접근하고, 과학적 활동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활동을 하는 사람을 시민과학자라고 부른다.


시민과학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철새 모니터링이다. 철새 모니터링은 동일한 시기에 다수의 연구자가 참여해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문가들만으로는 이를 모두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정한 교육을 받은 시민과학자들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철새 모니터링에 시민과학자들이 참여한 것은 이미 100년여의 시간동안 진행되어 온 전통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시민과학자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일반에게 제공하는 네이쳐링과 같은 인터넷 사이트들이 발달하여 시민과학자들의 활동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또한 시민과학자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동식물 서식 현황을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기록하여 변화를 감지하고,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관련 기관에 제보하는 등과 같이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활동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시민과학자들이 생성한 데이터에 대한 신뢰도 검증, 활동을 위한 다양한 재정적,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친환경 소비 및 생활 습관 개선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시민 참여 방법으로 가장 효과적인 것은 친환경 소비 및 생활습관의 개선이다. 시민들의 친환경 소비는 기업과 정부의 입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다. 친환경 목재 인증을 받은 목재와 종이의 소비, 친환경 농산물 이용, 공정무역 제품 사용 등과 같은 활동은 환경을 고려한 제품을 구매하여 생산 과정에서 생물다양성 훼손을 방지할 수 있는 중요한 방안이다. 


또한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와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에너지 절약 등은 생물들의 서식지를 보호하고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켜 기후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다. 이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활동이 생태발자국 줄이기 활동이다. 생태발자국은 인간이 지구에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자원의 생산과 폐기에 드는 비용을 토지로 환산한 지수로서, 자연에 남긴 영향을 발자국, 즉 면적으로 표현한 개념이다. 시민들이 참여하여 생태발자국을 줄이기 위해서는 음식물 남기지 않기, 환경을 위한 채식 활동 등을 통해 육류 소비 조절, 불필요한 소비 조절,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에너지 절약과 같은 대책들이 있다.


서식지 보전 및 복원 활동 참여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서식지 보전이나 복원 활동으로는 쓰레기 수거 등과 같은 다양한 환경정화 활동, 나무 심기나 숲 가꾸기와 같은 자연환경 복원이나 개선 활동, 부상당한 야생동물들을 구조하고 보호하는 단체의 자원봉사 활동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다양한 시민단체들이 숲을 조성하거나 가꾸는 활동, 바다 쓰레기 수거, 멸종위기 동식물들의 보전 지원활동 등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시민 참여 활동으로 이들 단체들의 활동에 참여하여 직접적으로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활동을 하는 것도 중요한 시민 참여 방법이다. 


정책 제안 및 참여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환경정책 제안에 직접 참여하거나 관련 청원에 서명하여 정부와 지자체에 시민 의견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한 시민 참여 방법이다. 보다 더 적극적으로 지역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 협의체에 참여하여 생물다양성 보전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실행하는 방안도 있다. 가장 쉽고 넓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선거를 통한 참여 방안이다. 환경 정책에 대한 후보자들의 공약을 비교하고, 생물다양성 보전에 적극적인 후보에게 투표하여 의사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재정 후원 및 자원봉사


생물다양성 보전과 관련 일반 시민들이 가장 널리 참여하는 방법은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에 대한 금전적 재정 후원과 자원봉사 활동 참여이다. 대다수의 시민은 의지는 있지만 직접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에 참여하기가 어렵다. 이럴 때 시민들을 대신해서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시민단체를 지원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시간이 일부 허락된다면 시민단체의 사업 업무나 행사 준비, 현장 활동 지원과 같은 자원봉사 활동도 큰 도움이 된다. 


시민과학 활성화


시민 참여는 생물다양성 보전의 가장 강력한 동력이다. 앞에서 제시된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 시민 개인의 관심과 노력이 모여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지구의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6가지 대책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시민과학의 활성화 분야이다.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모니터링하는 작업에 시민이 참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과학적 활동이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시민과학자들의 활동이 생물다양성 조사 및 모니터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시민과학은 비전문가인 일반 시민들이 과학 연구 과정에 참여하여 데이터를 수집, 분석, 해석하는 활동이다. 이는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민과학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강력한 도구이자 시민 참여의 상징이다. 따라서 시민과학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더 많은 시민들이 생물다양성 보전의 주체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작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이며, 시민들이 생물다양성 증진에 참여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 법과 제도에는 이에 대한 내용을 충분히 담고 있지 못해 다음과 같은 개선이 필요하다. 


  • 시민과학 관련 법률 또는 조례 제정: 시민과학 활동의 정의, 참여자의 역할과 권리, 데이터의 활용 및 관리, 정부의 지원 의무 등을 명시하는 별도의 법률이나 지자체 조례 제정을 통해 시민과학을 제도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 데이터의 공신력 및 활용성 확보 방안: 시민과학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의 품질을 보증하고, 이를 과학적 연구 및 정책 결정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데이터의 저작권 문제,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은 법적 명확성이 요구된다.


  • 참여자 보호 및 인센티브 시스템: 시민과학 참여자의 안전 확보, 활동에 대한 정당한 인정 및 동기 부여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현행 법률에는 아직 시민과학이라는 제목이 직접 포함된 법은 없다. 다만 국민의 환경권 보장, 환경 교육 진흥, 과학기술 발전 및 대중화, 자원봉사 활동 지원 등과 관련된 기존 법률 및 정책들이 시민과학 활동의 간접적인 법적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시민과학의 중요성이 커지고 활동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보다 체계적이고 명확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시민과학 활동의 활성화와 더불어 생물다양성 보전의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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